싱가폴에 처음 왔을 때, 싱가폴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있던 동생을 한명 알게 되었다.
이 동생은 한국인이지만 중국어를 거의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친구였는데,
사업을 하셨던 아버지를 따라 어렸을때 부터 대만으로 넘어갔다가,
중국에서 초중고를 다니고 베이징에 있는 중국정법대학(中国政法大学, China University of Political Science and Law)을 졸업한 수재였다.
요새 더욱 느끼는 것은 중국어를 잘하는 한국분들이 많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취업에 관련해서 최근에 문의를 하나 받았는데,
"중국어만 잘해도 싱가폴 취업을 할 수 있나요?" 하는 내용이었다.
"중국어만 잘해도 싱가폴 취업을 할 수 있나요?"
딱히, 내가 중국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이러한 부분에 대해 서베이 된 자료도 딱히 없는 듯 해서,
중국에서 초중고 대학교를 전부 마친 이 동생의 사례를 간접적으로 전달해주는 수 밖에 없었다.
참고로 이 친구가 딱 중국어만 잘하는 케이스였다.
영어는 많이 부족한 수준이었고, 싱가폴에 온 이유도 영어 어학연수를 하기 위해서였다.
#싱가포르 로칼기업
처음 이 친구가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한 곳은 싱가포르 로칼 기업들이었다.
개인적으로 중국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는 친구라서 웬만하면 싱가포르 로칼 기업에 쉽게 취업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의외로 인터뷰에 초청을 받는 경우가 생각처럼 많지 않았고,
간신히 면접을 보러 갔었던 싱가포르 로칼 기업에서도 모든 인터뷰가 영어로 진행되다 보니,
정작 본인의 중국어 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찾지 못했다.
#싱가폴 소재 한국 기업
싱가포르에 있는 한국 기업들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서 생각할 수 있는데,
하나는 대기업 또는 중견기업 계열의 싱가포르 현지 사업체들이고,
또 하나는 Korean BBQ로 대표되는 외식 및 식음료 계통의 프렌차이즈 업체 들이다.
보통, 싱가포르 소재 한국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한국과의 업무 커뮤니케이션에 결격사유가 없고,
어느정도 영어실력을 갖추고 있는 구직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요새는 PR(영주권)을 소지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많이 있어서,
아예 구인공고에 PR 소지자를 우대한다고 명시하는 경우도 많이 눈에 띈다.
이 친구의 경우 면접을 봤던 모든 한국 기업들로 부터 최종 오퍼를 받지 못했다.
# 싱가폴에서 중국어만 잘해도 취업할 수 있을까?
물론, 싱가폴에도 영어를 못하는 중국인들이 많이 있다.
그런데 적어도 이러한 중국인들을 회사에서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이 친구의 경우를 보면서 싱가포르 채용시장에 대해서 느끼게 된 것이 있다.
그것은 싱가포르 로칼 기업의 경우 "영어실력"을 가장 우선적으로 요구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다문화 다인종으로 구성된 근무환경에서 모든 의사소통은 기본적으로 영어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영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중국어를 못하는 말레이계 직원과 인도계 직원들은 굉장히 곤란해질 것이다.
사내 업무에서 영어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싱가포르 로칼 기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회사 외부의 거래처 및 회사의 고객들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영어능력은 어쩔 수 없이 모든 싱가폴 로컬 기업들이 요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이유 때문에 싱가폴에 있는 한국계 기업들도 영어실력이 전혀 없는 구직자를 뽑기가 애매한 것이다.
이곳은 한국이 아니라 싱가폴이기 때문이다.
# 이 친구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현재 이 친구는 봉황TV라고 하는 홍콩계 언론사의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싱가폴 취업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들어가서 얼마 지나지 않아 취업했다고 연락을 받았는데,
아예 그냥 중국계(홍콩) 언론사에 취직을 해버린 것이다.
언제가 한번은 이 친구와 전화통화를 하다가 참 순진한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회사에서 중국어로 일하지?"
"형, 한국어는 거의 한마디도 안해요."
만약 이 친구가 싱가폴에서 구직활동을 하는 동안 영어를 잘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변했을까?
물론, 지금 다니고 있는 봉황TV도 좋은 회사이지만,
어쩌면 싱가폴에 남아있을 확률이 꽤 높았을 것이다.
확실히 영어가 1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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