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녁 잠을 자고 나니, 다시 잠자리에 드는게 참 어려운 오늘이다.
오랜 만에 메일함을 열어보니 이것저것 메일들이 쌓여있다.
조호바루 라는 제목이 보여서 클릭을 해보니,
최근에 올린 조호바루 관련 포스팅을 보고 한국에서 메일을 보내 주셨다.
핵심을 이야기 하자면, “조호바루 이민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다.
와….. 어렵다…. ㅡㅡ;
어디서 부터 답장을써드려야 할 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이번 포스팅을 쓰게 된다.
그리고 이번 포스팅을 전달 해드리면서 간략히 코멘트를 드리려고 한다.

6월 말, 조호바루에 잠시 다녀왔을 때…
요새 말레이시아 조호바루에 관심이 있는 한국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다.
자녀 교육, 부동산 투자, 사업, 이민 등등…
나는 싱가폴에서 살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이고 조호바루(Johor Bahru)는 주말에 가끔씩 한국음식이나 쇼핑을 간단히 즐기러 다녀오는 것 외에는 조호바루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
굳이 조호바루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을 추가하자면, 싱가폴 현지인 친구들로부터 전해 들은 조호바루에 관한 이러저러한 정보들 뿐이다.
아무튼 어찌됐든, 조호바루에 관한 내 느낌과 생각을 포스팅 하기로 작정 한 김에, 선호하는 글쓰기 스타일은 아니지만, 번호를 매기면서 내용을 정리해야 할 듯 싶다.
“조호바루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환상을 품지 말 것”
나는 조호바루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국분들에게 이 말씀을 진심으로 드리고 싶다.
그리고 이 말이 이번 포스팅의 결론이다.
“나는 조호바루가 나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제발 조호바루에 대해서 지나친 기대나 환상을 품지 말라는 것이다.”
1.인프라
싱가폴에 있다가 조호바루에 넘어가서 택시를 타면, 곧바로 느껴지는 것이 있다.
확실히 싱가폴처럼 인프라가 잘 구축된 곳이 없구나
그리고 확실히 싱가폴처럼 거리를 다닐 때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곳이 없구나
조호바루의 커뮤니티 인프라는 싱가폴과 비교했을 때는 물론이고,
한국의 웬만한 중소도시와 비교해도 썩 좋다라는 느낌을 받기 어렵다.
조호바루의 거주지역이나 상업지역 모두 그렇게 깨끗하고 나이쓰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편은 아니다.
교통여건의 경우 지하철은 아예 없고, 대중교통(버스)도 거의 전무하다고 보면 된다.
오토바이와 자동차 뿐이다.
외국인으로써 낯선 환경의 교통문화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것을 결코 만만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2. 치안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문제일 듯 하다.
나는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조호바루에서 봉변을 당한 적은 없다.
단, 조호바루에서 봉변을 당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해가 저물고 밤이 되면 상업지역이나 주거단지의 외진 거리를 배회하는 정말 간이 배밖으로 나온 그런 행동은 제발 안하는 것이 좋다.
싱가폴 친구들이 말하는 열악한 조호바루 치안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 이다.
- 조호바루에 마약중독자가 많다는 ‘설’ (싱가폴 사람들의 보편적인 인식이다.)
- 경찰 치안력의 부재 (여러가지 요인으로…)
나는 말레이시아의 쿠알라 룸푸르, 말라카, 페낭, 조호 바루 4개 도시를 모두 다녀와 봤다.
개인적으로 가장 편안하고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곳은 페낭(Penang) 이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말레이시아 도시들의 전반적인 특징은 어둠이 일찍 찾아 온다는 것이다.
정말 한국이나 싱가폴 처럼, 가로등이 촘촘히 세워져 있어서 한 밤중에도 거리를 환하게 밝혀주는 그런 풍경을 상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치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다.
전 세계 어디를 가든, 한국 만한 곳이 없고, 싱가폴 만한 곳이 없다.
한국과 싱가폴 수준의 치안을 기대한다면, 도저히 갈수 있는 나라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치안이 불안하다고 두려워하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저~쪽 내전이 한창인 동네는 두려워하고 겁먹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어쨌든 두려워하거나 겁을 내지는 말 되,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좋겠다.
적어도 한국에서 보다는 2배로…
가끔 조호바루에 있는 쇼핑몰이나 상업지역에 나가보면,
정말 멀리서 봐도 딱 관광객이고 그 중에서도 한국인으로 보이는 여성 분들의 무리가 거리를 활보하는게 보일 때가 있다.
하얀 밀집모자… 선글라스… 메이크업 스타일… 등등…
보는 내가 때론 불안할 때가 있다…
‘아… 여기는 싱가폴이 아닌데…’
제발 어두워지기 전에 일찌감치 싱가폴로 다시 넘어가시기를 마음 속으로 당부하곤 했다.
여담이지만, 여행을 할 때 가장 좋은 옷차림은 그냥 허름한 청바지와 면티셔츠에 운동화라고 생각한다…..
3. 의료
외국에서 아프면 그냥 답이 없다.
그 어떤 이유 때문에 외국에 왔든지간에, 2~3일 간 몸살 감기 한번만 제대로 앓아서 누으면, 그렇게 마음이 겸손해지고 삶이 겸허해질 수가 없다.
나는 말레이시아의 의료체계에 대해서 잘 아는 부분은 없다.
싱가폴에서도 회사에서 들어준 가장 기초적인 의료보험 때문에 간신히 클리닉 정도는 다닐 수 있지만,
그 외에 입원이나 수술을 하게 된다면 그냥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실제로 싱가폴에서 가깝게 지내던 동생 한명이 운동을 하다가 팔꿈치를 다쳤는데,
결국 이리저리 방법을 찾다가 엄청난 의료비용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서 한국으로 돌아가버렸다.
다시 오겠다고 하고 한국으로 돌아갔지만, 지금까지 돌아 오지 않고 있다… ;;;;
이 부분의 핵심은
말레이시아의 의료체계가 어떻게 되는지, 특히 조호바루에서 병원진료는 어떻게 받을 수 있고, 그 절차나 수준은 어떠한지 반드시 한번쯤은 조사해보고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의 인생에 대해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것 두 가지가 있다.
- 주어진 수명을 다 누리고 당연히 자연사 할 것이라는 생각
- 자기 자신은 특별히 사고나 질병을 겪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쓸데 없는 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조호바루 이민을 계획한다면, 이러한 부분을 잘 짚어보시라고 조언을 드리고 싶은 것이다.
4.교육
조호바루에는 약 10여개가 넘는 국제학교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중 몇 군데는 들어서 알기도 하고, 또 몇 군데는 직접 방문도 해봤었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조호바루 출신 직장 동료의 아들이 다니는 학교도 있고,
싱가폴에서 알고 지내는 한국분이 국제학교 답사를 한번 가보신다길래 나들이겸 따라가본 적도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어느 학교가 좋고 나쁜지는 잘 모른다.
물론, 어느 학교의 시설이 좋고 나쁜지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사람마다 학부모마다 워낙 생각하는 관점 다르고 추구하는 기준이 다양하기 때문에 교육에 대해서 어떠한 의견을 내놓는 것은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몇몇 국제학교를 답사하며 같이 찾아간 지인분의 상담을 옆에서 듣고 학교 시설을 견학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조호바루에서 자녀를 교육시킨다는 것에 대한 내 개인적인 인상을 조심스럽게 말해 본다면,
‘소박하고 평범하게 외국에서 자녀를 교육시키기에 나쁘지는 않은 환경’ 이라는 느낌이다.
굳이 한국 교육에 대한 신뢰나 확신, 또는 소위 한국에서의 명문대 진학에 크게 목숨걸지 않는 상황이라면,
그리고 기왕에 자녀를 외국에서 한번 교육시켜 보고 싶다면,
조호바루의 국제학교는 경제적으로는 참 적절한 대안으로 보인다.
단, 내 눈에는 그것 이상도, 그것 이하도 아닌듯 하다.
늘 기억해야 하는 것이 있다.
삶의 모든 것에는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자녀를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교육 시킨다고 했을 때, 반드시 얻는 것이 있고 잃는 것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행여, 자녀를 외국에서 교육시키고 자녀가 외국에서 취업해서 살아가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면,
이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외국에서는 영원한 외국인, 한국에서도 어설픈 한국인으로 살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일부러 다소 부정적으로 글을 쓴 점이 없지 않아 있다.
오히려 핑크빛으로 좋은 말들만 늘어놓는 것 보다는 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외국생활 행복 코스프레’ 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실제 현실도 그다지 나이쓰 하지 만은 않다.
조호바루를 찾는 한국 분들에게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개인 블로그를 통해 더욱 신중하시고 조심하시라는 글을 써도,
어차피 외국에 한번 생각이 꽃히게 되면 쉽게 말릴 수 없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래도’라는 접속어를 계속 떠올리며 스스로의 결정을 합리화 하기 때문이다.
처음 내린 “조호바루에 대한 지나친 기대나 환상을 품지 말 것” 이라는 결론에 한 가지를 더 전해 드린다면,
개인적으로, ‘한국인과 한국 문화에 대한 호의도 있고, 동남아시아에서 경제/치안/교육/의료/거주 인프라가 가장 잘 갖춰진 싱가폴에 와서 적응하는 것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 한번 더 조호 바루에 대해서 너무 큰 기대를 하시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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